"AI들이 자아를 가져 신처럼 변하는 현상, 특이점." 이 하나의 주제로 뻗어나가는 수많은 단편들이 돋보이는 소설이다. SF를 좋아한다면 추천한다.
물 없는 수영장. 표지로 미루어 봤을 때 이것은 괴담에 관한 이야기인가 하고 물을 수 있다. 읽다보면 아니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죽은 돼지들, 살처분, 뒷산. 그리고 그 아래의 수영장까지도.
『블랙박스』는 교통사고를 소재로 삼은 소설이다. 절친이 교통사고로 인해 죽는 모습을 직접 본 주인공. 그리고 다른 차 블랙박스에 찍힌 현장의 모습이 아무렇지 않게 떠도는 인터넷. 주인공은 폐인이었던 인생을 마치고 밖으로 나아가며 사고 블랙박스 영상에 댓글을 단다. 보고 불쾌해할 사람들을, 유가족들을, 아직 괴로워하는 이들을 위해. [영상 지워주세요.]
귀찮은 학교 방학숙제로 이 책을 처음 읽게 되었다. 청소년 권장도서 중 2권을 골라 읽고 독서기록장에 적어 오라는 것이었는데, 나는 저번에 친구들에게 추천받았던 '페인트'를 골랐다. 중학교 2학년, 책을 읽기엔 시간이 모자란 시기. 게임도 하고 싶고, 그림도 그리고 싶고. 하고 싶은 게 많았지만 숙제니 어쩔 수 없다는 마음으로 책장을 넘겼다. '페인트'란, 'parent's interview'. 즉, 부모면접을 일컫는 은어다. 버림받은 아이들을 NC라는 기관에 국가가 모아두었고, 그 아이들은 부모를 선택할 수 있다. 주인공인 '제누 301'은 센터의 가디언인 최, 황, 그리고 센터장인 박과 함께 NC에 남아 19살까지 부모를 선택하지 않는 아이가 되는 내용이다 마냥 단순한 내용 같지만 직접 읽다 보면 생각이 깊어질 수 밖에 없는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제누 자체가 생각이 깊은 아이이기에, 그 뒤의 이야기까지 인식하려면 깊어질 수 밖에 없으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