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 없는 아이들과 둘 곳 없는 마음들이 한데 모인 곳,
‘옐로 튤립 가든’
주은이 사는 아파트 구석에는 아무도 찾지 않는 버려진 공터, ‘정원’이 있다. 녹슨 간판에 적힌 ‘정원’이라는 희미한 글씨, 다 무너져 내린 낡은 울타리와 무성한 잡초. 정원보다는 폐허라는 말이 더 어울리는 공간이지만 주은에게는 그 어느 곳보다 아늑한 안식처이다. 매일 학원을 몇 개씩 다니며 집에 와서도 쉼 없이 공부해야 하는 주은이 취할 수 있는 유일한 휴식은 잠시 정원에 방문하여 마음을 달래는 것뿐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파트에 새로 이사를 온 윤호가 이곳을 발견하고 정원을 돌보기 시작한다. 그런 윤호를 마주치고 당황하던 주은은 이내 윤호도 주은처럼 정원을 소중한 보금자리로 여기게 되었음을 알고 마음을 연다. 주은은 윤호를 도와 폐허였던 정원을 열심히 정리하고 가꾸어 그곳을 진짜 정원으로 만들어 간다. 정원의 모습은 둘의 손길에 힘입어 하루가 다르게 아름다워지지만, 성적이 떨어진 주은은 더 이상 정원에 갈 수 없게 된다.
한 번도 원하는 것을 요구해 본 적 없는 주은은 정원과 윤호와 고양이를, 결국엔 자기 자신을 구해낼 수 있을까? 윤호와 함께한 여름의 끝자락, 주은의 세상은 큰 변화를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