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여론 기관 입소스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7개국 중에서 젠더 갈등 1위를 차지했다. 굳이 수치를 들이밀지 않더라도 사회에 만연한 남녀 혐오의 말들만 보아도 젠더 갈등이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 알 수 있다. 심지어 저출생의 원인 중에 하나로 젠더 갈등이 꼽히고 있다. 서로를 끔찍이 싫어하는 남녀가 어떻게 사랑에 빠져 결혼하여 아이를 낳을 수 있겠느냐는 말이다.
우리 사회가 젠더 갈등으로 몸살을 앓는 이유는 어쩌면 오랫동안 뿌리박혔던 가부장제 사회가 무너지면서 과도기를 맞았기 때문인지 모른다. 다만, 젠더 갈등으로 인한 피로도가 커진 나머지 이 문제를 언급조차 하지 않으려는 회피 현상이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갈등의 골이 깊어진 채로 내버려두다 보니, 이제는 젠더 갈등이 대물림되고 있다. 남학생, 여학생은 서로를 헐뜯으며 덮어놓고 미워하기에 바쁘다. 각종 SNS에서 남녀는 서로를 혐오하기에 바쁘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젠더 갈등을 넘어 젠더 전쟁으로 치닫고 있다. 이 책은 불편해하는 바로 그 젠더 ‘갈등’을 더 이상 외면하지 말자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우리 사회에서 맞닥뜨리는 젠더 갈등 상황을 직시하고,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